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Hereditary spastic paraplegia)란
다리의 근육이 점차적으로 약해져 마비되고, 근육의 긴장성이 증가하며,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유전성 신경계 질환이다. 유전성 강직성 대마비의 다른 이름으로는 가족성 강직성 하반신마비(Familial spastic paraplegia: FSP) 또는 스트럼펠-로라인 증후군(Strumpell-Lorraine syndrome)이 있다.
원인은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는 몇몇 다른 유전자의 변이로 인해 발생하며, 유전에 의해 나타난 경우 주로 상염색체 우성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그러나 드물게 상염색체 열성 또는 X-연관 열성으로 유전되기도 한다.
인간의 세포핵 안에는 개인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46개의 염색체가 있으며 이 46개의 염색체는 22쌍의 상염색체와 1쌍의 성염색체로 구성된다. 성염색체의 경우 남성은 X와 Y 염색체, 여성은 2개의 X 염색체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염색체는 “p”라고 불리는 단완과 “q”라고 불리는 장완으로 구성되어 있다.
염색체는 띠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band라고 부르며 각각의 부분에는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예를 들면 ‘2p21’이란 2번 염색체의 단완에 있는 21 염색대(band)를 의미하는 것이다.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는 위와 같은 염색체와 관련성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른 유전자에 의해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의 유전자 자리를 찾기 위한 조사가 계속 진행 중에 있다.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의 결함 또는 결함을 야기하는 원인은 아직 이해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의 증상과 신체 소견은 척수의 주변부에 있는 신경 섬유의 변성 때문에 나타난다고 추측된다.
이러한 변성은 뇌에서 특정 근육으로 운동 자극을 전달하여 자발적인 움직임을 조절하는 피질척수로에 영향을 미치고 감각 신경에도 퇴행성 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진단은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는 일반적으로 가족력과 함께 질환의 증상, 신체 소견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 질환과 비슷하게 보이는 다른 질환들과 구분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다.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철저한 임상 평가를 통해 신체 소견상의 특징을 발견하며, 환자와 가족의 과거력을 자세하게 조사해야 한다. 또한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신경과 근육의 전기적인 활동 등을 검사한다.
뇌와 척수의 CT와 MRI가 포함될 수도 있고 추가적으로,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가 의심되는 일부 개인들에게서 침근전도검사와 신경전도속도검사 등의 전기생리학검사가 수행될 수 있다.
이런 검사의 결과들은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와 연관되어 있는 유사한 증상의 다른 질환들을 배제하는데 도움을 주며, 특히 질환에 가족력이 있는 이들에게, 잠재적으로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의 진단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신경 조직을 얻어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신경조직의 퇴행성 변화를 발견할 수 있다.
확진을 위해 혈액을 통해 분자 유전 검사를 시도하여 어떤 유전자의 변이로 질병이 발현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간혹 밝혀지지 않은 유전자의 변이로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어 진단을 확실히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치료는
일부 경우에서 근육 이완제인 바클로펜(Baclofen), 티자니딘(Tizanidine), 단트롤렌(Dantrolene)이나, 항불안제로 주로 쓰이지만 근육 강직에 효과가 있는 다아제팜(Diazepam), 클로나제팜(Clonazepam)같은 약물을 복용함으로 근육 강직을 줄일 수 있다.
바클로펜(Baclofen)을 구강으로 투여했을 때 부작용이 나타났던 환자의 경우 수술을 통해 체내에 펌프를 삽입하여 약물을 척수로 직접 투여해서 보행 장애와 관련된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유전성 강직성 하반신마비를 가진 환자들에게 물리치료가 필요하다.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환자들은 목발, 지팡이 등과 같은 보조기구를 사용함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보행 장애가 아주 심한 환자들의 경우 휠체어와 같은 보조기구들이 필요할 수 있다.
가족과 환자를 위해 유전상담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며, 추가적으로 증상의 완화를 목표로 하는 대증요법과 각종 부작용과 합병증을 조절하고 완화시키기 위해 지지요법을 시도할 수 있다.
유전상담이란 유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에게 해당 유전질환이 무엇인지, 질환의 증상과 경과 과정, 어떻게 유전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통해 유전학 전문가로부터 질환과 관련된 충분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이것을 바탕으로 환자 자신과 가족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